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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리뷰] '방울뱀' 제주, 원정팀 강원을 4연패로 몰아넣다.

달림토미 2012. 5. 14. 10:26

 

 

  지난해 7월 2일 춘천에서 있었던 두 팀의 맞대결이 마구 떠오르는 한판이었다. 당시 제주는 김은중, 이현호의 연속골로 앞서갔는데 김영후와 이을용이 골을 넣으며 2-2 동점을 이루었다. 하지만 제주가 다시 두 골을 성공시키며 2-4로 승리했던 내용이 오늘도 똑같이 반복됐다. 제주팬들엔 시시함 대신 극적인 요소를 가미한 셈이고, 강원팬들엔 괜한 희망고문만 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럼 오늘 경기의 내용은 어떠했는지 각 팀 별로 한 번 살펴볼까.

 

 

 

ⓒ 제민일보

 

- 오늘도 제주의 축구는 아름다웠다. 골키퍼와 플랫 4는 공격 전개 시 롱패스 대신 숏패스를 통해 정확성을 기한다. 이를 받아낸 권순형-송진형이 또 다시 짧은 패스를 통해 볼을 점유하면서 서서히 전진한다. 이 볼이 뛰어난 기술로 좁은 공간에서도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호벨치-자일-산토스-배일환 공격 조합에 연결되고 슛팅으로써 마무리 된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상 현 K리그에서 가장 예쁜 축구를 하는 팀이 바로 제주 아닐까 싶다.

 

 

- 선수 구성에 있어 제주와 강원의 가장 큰 차이는 외인의 존재감과 무게감이었다. 두 팀 모두 3명 + 아시아쿼터까지 채웠는데 강원이 시마다, 웨슬리만 뛴 반면 제주는 호벨치, 산토스, 자일, 마다스치 4명 모두가 선발 출장해 맹활약했다. 1선과 2선, 그 사이 공간의 절대자 산토스는 명불허전의 실력을 뽐냈고, 여기에 자일이 미친 결정력을 내뿜으며 해트트릭까지 기록해 원정팀 강원을 울렸다. 

 

 

- 제주가 정말 마음에 들었던 건 선제골을 넣은 이후에도, 동점골을 내준 이후에도, 재차 앞서는 골을 넣은 이후에도 꾸준히 공격에 공격을 외쳤다는 점이다. 어쩌면 강원을 맞아 '우리가 이정도다'는 자신감을 표현했다고나 할까. 90분 동안 시간대별로 가리지 않고 파상공세를 퍼부은 결과 전반 11개, 후반 12개, 총 23개의 슛팅을 기록했다. 제주가 이토록 공격적으로 나오니 강원도 공격을 할 수 있는 틈이 생겼고 그 덕분에 경기장을 찾은 9천여 팬들은 여느 유럽리그 부럽지 않을 고품격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 GWFC



- 강원이 내세운 선발라인업은 최근의 그것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김진환, 이우혁이 선발 출장한 것도 그랬지만 시마다-오재석의 왼쪽 라인과 웨슬리-이민규의 오른쪽 라인이 좌우를 전환해 경기에 나선 것이 눈에 띄었다. 오재석의 본래 위치가 오른쪽이었고, 이민규는 강원에 데뷔한 이래 줄곧 왼쪽에서 뛰었으니 두 선수가 제 자리를 찾게 된 것이다. 한편 왼발잡이 시마다를 오른쪽 날개에 기용할 경우 대각선 방향으로 드리블을 치면서 조금 더 적극적인 슛팅을 기대해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슛팅은 고작 1개에 그치고 말았다.

 

 

- 공격진은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경남전 이후 한 달만에 두 골을 기록했으며 상주전 무득점의 아쉬움도 씻어냈다. 제주를 상대로 넣은 두 골이기에 그 의미는 더하다. 12라운드까지 제주를 상대로 2골 이상을 기록한 팀은 광주, 포항, 강원밖에 없다. 이렇게만 터져준다면 뒤지고 있어도 따라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또, 그동안 의욕만 득점왕이었던 웨슬리가 데뷔골을 쏘아올린 것도 큰 의미가 있다. 부진을 거듭하며 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동시에 자아냈던 웨슬리가 오늘은 슛팅 6개에 한 골을 뽑아내는 등 괜찮은 기록을 썼다.

 

 

-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아직 부족함이 엿보였다. 가끔씩 무릎을 탁 칠 정도의 아름다운 플레이를 선보이곤 했으나 그 빈도가 손에 꼽을 정도란 점이 아쉬웠다. 특히 개인 기록 면에서는 훌륭했던 웨슬리가 전체적인 결과를 좌우하는 팀 플레이에서는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지적하고 싶다. 호흡이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는 듯하지만 아직은 불협화음의 느낌이 강하다. 고구마 맛탕에 쌩뚱맞게 들어간 청양고추 같은 느낌밖에 들지 않는데 보완이 시급해 보인다.

 

 

- 강원의 진짜 문제는 수비에 있었다. 경남전 무실점, 부산전 1실점, 서울전 2실점, 상주전 3실점, 그리고 오늘 제주전 4실점까지, 올 시즌엔 괜찮아 보이던 수비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흔들리고 있다. 특히 배효성이 부상으로 빠진 뒤 그 불안함은 더해간다는 느낌이다. 오늘 강원은 박우현을 벤치에 앉히고 올 시즌 처음으로 김오규-김진환 조합을 가동했다. 전반 9분 만에 첫 실점을 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는데 그 이후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특히 수비와 골키퍼 사이 공간에 떨어지는 공중볼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질 않았는데 다음 주 포항전에서도 이런다면 공격은 공격대로 해놓고도 더 크게 무너지는 경우가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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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_Euit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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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홍의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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