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축구-강원FC

[스크랩] 리뷰. <'꼴찌' 강원의 첫 승. 올해는 기대해 봐도 될까>

달림토미 2012. 3. 13. 16:14

 

 

 

 

  2011년 6월 11일,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힘겹게 거둔 첫 승리. 3승 6무 21패라는 성적, 숱한 눈물, 떠나간 사람. 성장통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가혹했던 시절들, 기대반 우려 반으로 맞은 2012시즌, 경기장에 붙어 있던 "2011년은 사과드리고..."라는 걸개. 그리고 1라운드 전남전 무승부와 2라운드 대구전 승리. Daum에서 제공하는 K리그 순위표에서 '더보기'를 클릭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아도 보이는 '6위 강원'.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해서 정말 기뻐요. 하지만 지금은 승점 3점 이외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희가 이 한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 그동안 고생한 게 아니거든요. 지난해 모진 시간을 견뎌낸 만큼 올해는 훨씬 더 많이 이길 거에요. 아직 보여줄 게 많거든요." 라는 오재석의 인터뷰.

 

 

  산뜻한 출발을 알린 홈 개막전 대구전. 어떤 부분에서 이번 승리의 의미를 찾아야 할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1. 견고해진 플랫 4,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주중에 있었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메시의 바르셀로나는 레버쿠젠을 무려 7-1로 대파했다. 메시는 홀로 5골을 쏘아 올리며 새로운 역사를 썼고 많은 이들이 ‘메시느님과 동시대에 살아서 영광’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7의 반대편 숫자 1도 한 번 바라보자. 이 경기가 정말 빛났던 이유는 앞의 7도 7이지만 실점을 가리키는 뒤의 숫자가 고작 1이었기 때문이다. 7골 넣고 10골 먹었으면 메시의 쇼가 빛이 났을까. 요즘 닥공, 신공 등 공격을 강조하는 슬로건들이 밥 먹듯 나오고 있는데 이것도 일단 수비가 탄탄하고 볼 일이다.

 

 

 

 

   

 

강릉시청과의 연습 경기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재훈과 박우현.

골을 안 먹으면 최소한 비길 수는 있는 법이다.

   

  그동안 세 시즌을 보내면서 경기당 2.03골(2009), 1.78골(2010), 1.5골(2011)골을 내줬던 강원이 올 시즌에는 전남전에 이어 대구전까지, 두 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실로 가시적인 성과이며 칭찬 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박우현-김오규의 중앙 수비 조합은 강릉시청과의 연습 경기때보다 훨씬 더 쫄깃쫄깃한 호흡을 자랑했고, 특히 김오규의 헤딩 컷팅은 공중을 장악하다시피 했다. 오재석-박상진의 좌우 측면 수비도 준수했고 중앙 미드필더 자크미치의 적극적이고도 터프한 커버 플레이도 좋았다. 

 

  2-0으로 이겼으니 칭찬한 일도 많을 텐데 그 중 왜 하필 '견고해진 플랫 4‘를 가장 먼저 다뤘을까. 바로 무실점 수비가 없었더라면 오늘 경기가 전혀 빛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악착 같이 붙는 투지 넘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고 집중력이 부족한 모습도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 시즌은 경기당 1.5 골을 실점했던 지난해보다 더 좋은 기록 한 번 기대해 봐도 될까.

 

 

 

 

2. 또 하나의 승리 공식, 시마다의 셋피스.

 

 

★★★★★ 별 5개짜리 택배.

머리까지 정확히 배송해드립니다, 고객님.

 

 

  상대팀과 똑같이 프리킥 차고, 코너킥 차는데 왜 강원만 골을 잘 못 넣을까. 키 작은 호빗만 모인 것도 아닌데 대체 왜 그럴까. 남들에겐 셋피스가 하나의 무기가 되거늘 강원엔 늘 달고 다녀야 하는 고질병 같은 느낌이었다. 공격 진영에서 파울을 얻어내도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게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 강원을 구원해줄 존재가 나타났으니 바로 시마다의 왼발. 동계 전지훈련 당시부터 입소문이 자자했던 시마다의 킥은 생각했던 것보다 그 활용도가 굉장히 높았다. 좌우 진영 프리킥, 코너킥 할 것 없이 시마다의 발을 떠난 볼은 박우현, 김은중, 김오규의 머리에 무사 안착했다. 비록 오늘 경기에서 골은 안 터졌지만 일단 머리에 맞히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고무적이었다. 이대로라면 2010 시즌 당시 김영후의 직접 프리킥으로 가끔씩 재미를 봤던 강원이 셋피스의 강자로 떠오르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진 않는다. 

 

   

 

3. 활발했던 측면,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

 

 

오재석이 오버래핑을 뙇. 김은중이 헤딩을 뙇. 2012 시즌 첫 골이 뙇.

 

  그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측면 플레이가 활발했던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도맡아 했던 이상돈이 경기에 뛰지 못하면서 김명중과 시마다를 뒤에서 지원해줄 선수가 부족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왼쪽의 오재석이 이 역할을 굉장히 잘 소화해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들과의 원투 패스 등을 통해 앞으로 나가는 장면은 가히 인상적이었고 이에 힘입어 김은중의 선제골까지 터졌다. 측면 미드필더들이 중앙으로 들어오고 측면 수비가 깊숙이 올라가 측면 공격을 유지한다는 김상호 감독의 멘트가 오늘 경기에서 실현이 된 셈이다.

 

  수비의 오버래핑뿐 아니라 미드필더의 활약도 좋았다. 풀타임을 소화해낸 시마다는 말할 것도 없고 후반에 교체해 들어온 김정주의 플레이 또한 엄지를 치켜 올릴 만했다.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들어오면서 공격 숫자를 늘리고 공격 루트를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김정주의 활약은 굉장히 반가웠다. 세 번째 시즌을 맞는 이 선수가 몰라보게 성장했다는 점도 앞으로의 강원을 더욱더 기대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소다. 측면에서 풀리면 경기 전체가 훨씬 더 잘 풀릴 수 있다.

 

 

 

 

  완벽했던 건 아니다. 공격수 간의 연계가 부족해 조금 더 좋은 공격을 하지 못했고 미드필드 진영에서 공격을 풀어나가는 패스도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었다. 또, 앞으로 수원과 성남이라는 강팀을 연달아 만나봐야 정확한 현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니 김칫국 마시기엔 아직 많이 이르다. 하지만 6월 11일에서야 비로소 첫 승을 거뒀던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세 달이 빨랐다는 점, 홈 개막전 홈 관중 앞에서 승리로써 새로운 모습을 어필했다는 점, 그리고 이번 시즌의 화두 중 하나인 ‘강등’ 경쟁에서 청신호를 보여줬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지독할 정도로 힘든 시즌을 보냈던 '꼴찌' 강원, 올해는 기대해봐도 될까.

 

 

 

 

 

공감하셨다면 클릭해주세요.

 

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홍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