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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리뷰. <다섯 줄로 보는 K리그 개막전 관전평>

달림토미 2012. 3. 9. 11:31

 

 

 

  대한민국 축구의 젖줄, K리그가 지난 주말 2012 시즌을 시작했다. 전북vs성남의 개막전은 K리그가 명품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훌륭한 경기였고 그 외 7개 도시에서 열린 경기들도 팬들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 영롱한 옥빛을 더럽히는 티가 있었으니 바로 ‘중계’ 문제. 대체 언제까지 축구팬들이 공중파 스포츠 뉴스에 나오는 몇 초짜리 골 영상에, 혹은 몇몇 구단의 홈피에 들어가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해야 하는 걸~까불이 까불이.

 

 

 

 

ⓒ 스포탈코리아

이것이 바로 명품 K리그, 내가 바로 신기록 제조기.

 

 

1. 전북 vs 성남. [3-2]

 

  ‘명품’이란 수식어가 전혀 아깝지 않은 훌륭한 경기였다. 경기 내용만 좋았던 게 아니다. 117호골로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경신한 이동국은 이제 걸어다니는 신기록 제조기가 되었고 에닝요-사샤의 악수 거부 사건은 또 하나의 스토리로 자리 잡을 것이다. 2012 K리그가 정말 기대되는 이유? 두 팀의 경기가 앞으로 세 번이나 더 남았다는 것이다. 치고받는 속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재미, 조으다, 완전 조으다!

 

 

2. 포항 vs 울산. [0-1]

 

  이번엔 전라도의 반대편 경상도 동해안이다. 이곳에 또 하나의 대박 매치가 있었으니 바로 이를 박박 갈며 준비했을 포항과 유유히 철퇴만 돌려대는 울산의 경기였다. 결과는? 지난 시즌에 나온 철퇴의 위력이 우연이 아니었구나, 더 이상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구나를 느끼는 것으로 끝. 특히 ‘맞으면 아주 잣 되는 거야’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김신욱의 위력은 그저 대단했다. 철퇴 포스가 얼마나 갈 수 있을지를 예측해보는 것 또한 올 시즌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3. 전남 vs 강원. [0-0]

 

  역대 전남 원정 전적 5전 전패 + 지난 시즌 독보적 꼴찌 + 전남 출신 노상래 코치와 김명중, 웨슬리를 보강한 강원은 어쩌면 전남 입장에서 가장 쉬운 개막전 상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남의 숱한 골찬스를 뒤로한 채 0-0으로 끝이 난 경기, 원정팀 강원이 조금은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갔다. 그나저나 제공권甲 전남 사이먼, 패싱력甲 강원 시마다의 플레이를 말로만 듣고, 하이라이트로만 봐야 하다니 멘탈 붕괴다 진짜.

 

 

 

 

ⓒ 제민일보.

제주. 살아있었네, 살아있었어.

 

4. 제주 vs 인천. [3-1]

 

  인천의 '기호지세' 축구가 제주의 '방울뱀' 축구에 완전히 잡아먹힌 경기, 제주가 또 한 번의 부활로 팬들에 '제'부심을 심어줄 수 있을지 기대하게 만든 경기였다. 한편 2002 월드컵 4강 주역 외에도 많은 선수를 영입하며 오롯이 허정무 감독의 입맛에 맞게 올 시즌을 준비한 인천은 조금 더 분투가 필요해 보인다. “2012시즌 성적 못 내면 옷 벗겠다"는 벼랑 끝 각오까지 전했으니 말이다.

 

 

5. 대구 vs 서울. [1-1]

 

  지난 시즌 대구에 두 경기 모두 패한, 소위 Sweep이란 걸 당한 서울이 어쩌면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원정길에 나섰다. 실제 경기도 대구의 강용에 선제골을 내주며 어렵게 흘러갔는데 다행히 영점 조절을 확실히 마친 하대성의 송곳 패스를 몰리나가 골로 연결하며 승점 1점을 얻어냈다. 다만 전반 22분 충격 요법의 교체를 당한 데얀이 걸리는데 분위기를 잘 추스려 홈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6. 상주 vs 광주. [0-1]

 

  후반 막판, 토스트기에서 갓 구운 식빵이 튀어 오르듯 광주의 외인 복이가 공중으로 뛰어 올라 볼을 떨어뜨려주었고 이를 주앙 파울로가 ‘키 작은 사람 어디 서러워 살겠나’ 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앞으로도 복이가 키만 큰 게 아니라 키도 큰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더없이 좋은 빅&스몰 조합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참, 상주는 파랑새가 백지훈이 드디어 기나긴 잠에서 깨어났다. 상주 소녀팬들은 목 쉴 준비 되었는가.

 

 

 

 

ⓒ 스포탈코리아

'라돈 인마 투게더 하라고'처럼 동료들과 짧게 만들어 갈 필요도 있다.

 

7. 수원 vs 부산. [1-0]

 

  초청 가수 타이거 JK의 노래 가사 마냥 부산을 완전히 발라버리진 못했지만 개막전에서 3점을 추가하며 산뜻한 출발을 한 수원이다. 롱패스 위주의 포스트플레이에 지나치게 의존한 느낌이 아쉬웠는데 앞으로 조금 더 보완이 필요해 보이는 부분이다. 한편 지난해 6강 PO에 이어 또 한 번 패한 부산이지만 복수의 기회가 최소 1번은 남아있으니 앞으로 더 좋은 경기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8. 경남 vs 대전. [3-0]

 

  그깟 팀 분위기 바꾸는 거 정말 쉬웠다. 윤일록, 까이끼, 김인한으로 이어지는 연속골 세례면 충분했다. 새로 합류한 까이끼의 기량은 기대 이상이었고 국내 선수들도 좋았으며, 그보다 소름 끼쳤던 건 바로 팀 전체가 단단한 느낌이었다. 반면 최은성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못 해도 ‘안녕’이란 말은 꼭 해야 했을 대전은 더 암울해졌다. 아직 고작 1경기만을 치렀으니 벌써부터 좌절하기엔 이르다. 희망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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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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