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과 울산, 올해 참 많이 만났다. 정규리그 홈&어웨이 두 번에 이어 리그컵, 그리고 FA컵까지, 한 시즌에 무려 네 번이나 맞대결을 펼친 두 팀이다. 야구에서 3연전을 모두 승리할 때 흔히들 스윕(Sweep)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던데 울산은 올 시즌 네 번의 맞대결 모두를 승리로 이끌며 이른바 스윕을 기록했다. 강원으로선 마지막 대결이 될 FA컵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 했지만 아쉬움만 남긴 채 네 번째 대결을 마쳐야 했다. 양 팀의 FA컵 8강 경기, 어떤 경기를 했는지 자세히 한 번 살펴보자.
유현
이상돈 오재석 박우현 이을용
김신욱
최재수 고슬기 설기현
이정운 권순형 자크미치 정경호
에스티벤 이호
서동현 김진용
강진욱 강민수 곽태휘 이용
김영광
골 : 고슬기(전8, 전30, 후5)
교체 : 설기현↔고창현(HT) 강진욱↔비니시우스(후36) 김신욱↔이진호(후38)
정경호↔윤준하(HT) 이정운↔정성민(HT) 권순형↔이우혁(후23)
ⓒ Newsis
▶ 전반 8분, 울산은 뜻하지 않은 빠른 시각에 기회를 잡아 득점에 성공했다. 강원 진영에서 수비수들의 깔끔하지 못한 볼 처리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한 고슬기의 결정력에 박수를 보낼 장면이었다. 강원으로선 이런 식으로 전반 초반부터 실점을 하니 그다음 경기 내용은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실점한 것이라면 아쉬움이라도 없을 텐데 마치 친절하게 어시스트까지 해준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 고슬기의 슛팅 직전 공이 손에 맞았는지의 여부는 둘째 치더라도 일단 그전에 볼 처리를 제대로 해서 아예 그런 빌미를 제공하지 말았더라면 어땠을까. 결과적으로 김상호 감독의 퇴장까지 나오게 된 근원에는 깔끔하지 못한 볼처리가 있었다.
▶ 시작부터 오른쪽을 노렸던 울산은 그 효과를 보았다. 전반 30분, 키만 큰 게 아니라 키도 큰 김신욱이 오른쪽 라인을 따라 쇄도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려주었고 중앙에서 뛰어들던 고슬기가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허무하게 첫 골을 내주고 나서 두 번째 골까지 허용하니 이후부터는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 강원으로선 도저히 상대를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중앙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울산 선수들을 피해 공격 루트를 찾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았는데 이 와중에 김진용이 폭넓게 움직이며 측면을 이용하는 루트가 좋아 보였다. 그런데 이러한 루트를 통해 공격을 이끌던 중 문제가 발생했다.
▶ 전반 40분, 엿장수 마음 따라 바뀌는 판정이 나온 탓이다. 김진용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했고 중앙에서 곽태휘와 서동현이 뛰어들던 중 볼이 누군가를 맞고 굴절되어 골라인을 벗어났다. 골킥을 선언한 주심은 강원 선수들이 곽태휘의 손에 맞았다고 강력히 항의하자 판정을 번복해 코너킥을 선언했다.
주심의 판정 번복에 이정운은 어처구니없는 웃음만 지었고 골킥을 준비하려고 하프라인에 있던 양 팀 선수들은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울산 골문으로 향하는 우스운 광경이 펼쳐졌다. 울산 원정만 가면 심판 판정에 골머리를 앓는 강원이다.
▶ 울산으로선 넣어야 할 골들을 넣은 전반전이었고 강원으로선 안 먹어도 될 골들을 먹은 전반전이었다. 이로써 2-0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 후반 5분, 강원의 추격 의지를 무참하게도 꺾어버린 울산의 세 번째 골이 터졌다. 울산이 오른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고창현이 직접 슛팅으로 연결했고 이 까다로웠던 프리킥을 유현이 잘 막아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모든 것이 멈춰있는 것 같았고 그 와중에 울산의 고슬기만이 유유히 골문으로 뛰어들어 골을 터뜨렸다. 이로써 해트트릭까지 기록한 고슬기, 3-0으로 앞서 간 울산, 강원의 추격 의지는 꺾이고 말았다.
ⓒ GWFC
▶ 후반 들어 정경호 대신 윤준하, 이정운 대신 정성민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리던 강원은 세 번째 골 실점 이후엔 수비 라인을 위로 끌어올리며 총반격에 나섰다. 이 탓에 뒷공간을 노출하면서 상대팀의 김신욱이 혼자서 날뛰는 장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덕분에 공격적으로 괜찮은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교체 투입된 윤준하, 정성민을 필두로 울산을 적극적으로 몰아붙이며 좋은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아쉽게도 슛팅은 번번이 골대를 벗어났고 결국 만회골 없이 경기를 마쳐야 했다.
▶ 창단 3년 만에 FA컵 8강이라는 최고 성적을 거둔 강원이지만 울산전 4연전을 내리 패해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은 강원이다. 8월에도 쉽지 않은 일정이 자리 잡고 있다. 전북과 포항을 맞아 홈 2연전을 치르고 인천과 서울 원정경기를 떠나야 한다. 부디 이번 올스타 기간에 김상호 감독의 고심이 해답을 찾아 8월에는 좋은 모습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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