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편에서는 '저렇게 잘 나가는데 대체 뭐가 고민일까?'싶은 서울, 수원, 제주, 전북, 울산, 부산의 이야기를 다뤄보았다. 이번 2편은 '애매합니다잉'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한다. 2012 K리그가 택한 스플릿 시스템에 의하면 상위 스플릿에 속할 경우 최소 8위가 보장되지만 하위 스플릿으로 갈 경우엔 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하위권 팀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른바 '모 아니면 도'인 셈, 상위권이라 하기도 뭣하고 하위권이라 하기도 뭣한, 참 애매한 위치에 자리 잡은 팀들의 속사정에 귀기울여보자.
ⓒ Osen
7. 대구 [5승 4무 5패, 19점, 14득점 17실점]
2011시즌 리그 최종전을 치렀던 10월 30일. 그리고 하루 뒤, 뭐가 그리 급했는지 대구를 신바람나게 이끌었던 이영진 감독이 돌연 경질되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너무나도 갑작스러웠기에 충격이 컸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부정적이었으나 대구는 묵묵히 'K리그 속 브라질化'를 추진했다. 브라질 U-23, U-20 청대 수석코치를 역임한 모아시르 페레이라 감독을 시작으로 레안드리뉴-마테우스-지넬손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브라질 커넥션을 구축한 대구는 국내 선수들과의 조화를 통해 시도민구단 유일한 상위 스플릿팀이 됐다. 5승 중 3승이 울산, 전북, 포항을 잡아 거뒀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외인들이 복귀할 후반기, 그들이 보여줄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 Osen
8. 전남 [4승 6무 4패, 18점, 13득점 12실점]
한 때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최근 들어 상주, 제주를 연달아 잡아냈다. 벤치에서는 정해성 감독이, 그라운드에서는 골키퍼 이운재가 불꽃 샤우팅을 날리며 갓 리그에 얼굴을 드러낸 전남 유치원생들을 조련한다. 이 덕분일까. 전남은 손설민, 김신영, 주성환이라는 신인 자원에 2년차 이종호, 준고참 한재웅까지 가세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를 두고 어쩌면 득점원이 다양하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으나 한편으로 믿을 만한 주 득점원 카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의 전남에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13골로 최소 득점 4위에 그치는 득점력을 보다 폭발적으로 끌어올릴 공격수가 등장하는 것이다.
ⓒ 일간스포츠
9. 포항 [5승 3무 6패, 18점, 14득점 15실점]
호주와 우즈벡까지 다녀오는 등 ACL에 적잖은 투자를 했건만 손에 쥔거라곤 조별예선 탈락 성적표뿐이었다. 야심차게 영입한 지쿠와 조란은 그들이 갖고 있는 뛰어난 기량을 증명해보였지만, 그 기량이란 것이 항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원기옥 마냥 기를 모아야만 쓸 수 있다는 단점도 여실히 드러냈다. 외인 농사와 더불어 포항의 가장 큰 문제점은 14경기에서 고작 14골밖에 넣지 못한 공격진의 득점력. 추정치에 불과할지라도 공격진에 붓는 액수가 시도민구단을 가볍게 압도할 수준일 텐데, 넣은 골의 숫자는 대부분의 시도민구단이 기록한 14골과 같다. 황선홍 감독이 직접 뛸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격진의 분발이 절실하다.
ⓒ 엑스포츠뉴스
10. 성남 [5승 3무 6패, 18점, 14득점 18실점]
성남의 2012시즌 예고편 격이었던 아시아챌린지컵의 임펙트가 너무 강했던 탓인가. 전북과의 개막전에서 졌을 때만 해도 '그래도 전북이니까'라는 시선이었지만 울산 원정에서의 3-0 완패부터 겪었던 멘붕의 데미지는 생각했던 것 이상이었다. ACL은 조 1위로 체면치레는 하는 듯 했으나 16강에서 아듀를 외쳐야 했고, K리그 성적은 10위에 머물고 말았다. 이가 없어 잇몸으로 버티며 FA컵 우승컵을 따낸 지난해와 비교해 대대적인 투자로 임플란트 치료까지 마친 올해를 생각하면 그 효과는 미미하기 짝이 없다. 2009 K리그 준우승, 2010 ACL 우승, 2011 FA컵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낸 신태용 PD가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 김성준과 함께 매직을 이뤄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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