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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리뷰. <강원의 경남전 승리가 특별한 이유는?>

달림토미 2012. 4. 17. 14:31

 

 

  지난해 '꼴찌' 강원이 올해는 심상치 않다. 승점 자판기는 작년에 구단에서 모두 폐기처분했다던 김상호 감독의 말이 날이 갈수록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8라운드 현재 3승 2무 3패, 밑을 바라보면 아무도 없던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는 무려 8팀이나 자리잡고 있는 상황, 번 글에서는 강원의 경남전 승리가 특별한 이유에 대해 써보고자 한다. 이를 두고 단순히 승점 3점을 얻은 경기로 단정지어버리면 강원이 굉장히 섭섭해한다. 왜냐고? 

 

 

 

 

ⓒ GWFC

강원의 결정력 부족을 말할 때마다 보여주는 사진, 바로 경남을 상대할 때다.

저 표정이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경남전은 정말 죽어라 안 풀렸었다.

 

 

이유 1.  단순한 승점 3점이 아닌 경남전 승리.

 

  상대 자책골로 1-0 승리를 거둬도, 오늘처럼 경남 원정에서 0-2 승리를 거둬도 똑같은 승점 3점인데 무슨 의미가 있냐고? 잠깐 시간을 내 그 의미를 하나 하나 열거해볼까. 먼저 창단 4년 차인 강원이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은 경남이 유일했다.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총 7경기를 치러 2무 5패, 승률 0%를 기록하다가 이번 원정에서 첫 승리를 거둔 것이다. 또, 2010년 11월 3일 인천 원정에서 승리한 뒤 1년이 넘도록 이기지 못 한 원정 경기의 징크스를 깨부수었다. 여기에 2011년 한 해 동안 기록했던 3승의 탑을 올해는 4월, 8라운드 만에 일찌감치 쌓았으며 벌써 세 번째 무실점 경기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이유 2.  상대의 숨통을 조인 전방 압박. 

 

  현장에서든, 중계로든 올 시즌 강원 경기를 챙겨본 분이라면 최전방의 김은중이 동료 선수들에게 앞으로 나오라는 사인을 보내는 걸 보셨을 것이다. 그러면 투톱 파트너인 정성민이나 김동기는 물론 측면의 시마다, 웨슬리, 김명중,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플랫 4까지 전체적인 라인을 끌어올려 최전방에서부터 조직적인 압박에 들어간다. 이게 작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 중 하나가 아닐까. 올 시즌 강원은 보다 많이 뛰는 축구를 택했고 이는 상대의 공격 전개를 사전 봉쇄한다. 당황한 상대 수비는 실수를 하고 강원은 이를 통해 보다 쉽게 볼을 소유한다. 말 그대로 쫄깃쫄깃, 끈적끈적한 경기를 하고 있다.

 

 

 

 

 

 

오재석-배효성-박우현-박상진으로 구성된 플랫 4.

강원 수비가 이토록 믿음직스러웠던 건 팀 창단 이래 처음인 것 같다.

 

이유 3.  시즌 세 번째 무실점 기록한 수비. 

 

 김상호 감독이 누누이 말했듯 수비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나 싶다. 지난해에 비해 활약도가 급격히 상승한 오재석이 측면에서 상대를 마크하면 중앙 미드필더, 측면 수비까지 가세해 하나의 덫을 만들어 낸다. 상대가 꾸물거리면 볼 소유권은 바로 강원 몫이 된다. 중앙에는 박우현-배효성이라는 베테랑 수비들이 버티고 있다. 발이 느리다는 단점은 상대의 슛팅각을 줄이는 태클로 보완하고 있으니 관록이 보통이 아니다. 이 세 선수에 기존의 박상진도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다. 닥공이든, 신공이든, 무공해든, 바르샤든, 맨유든, 수비가 안 되면 말짱 꽝인데 그런 면에서 강원은 한 시름 덜었다. 

 

 

이유 4.  옛 희열을 느끼게 해준 공격 전개. 

 

  전북전, 그리고 이번 경남전을 보면서 언제부턴가 잊고 있었던 희열을 다시 느끼곤 했다. 공격 진영으로 빠르게 치고 올라갈 때 당황하는 상대 수비들, 흔들리는 상대 골망, 환호하는 강원 선수들, 그 희열이 최근 강원의 모습에서 다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시마다-오재석이 버티고 있는 왼쪽 라인에서 패스를 통해 만드는 공격 전개, 김은중이나 정성민이 개인 기량을 통해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장면은 움츠러들었던 강원의 공격 본능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중앙에서 만들어 내는 플레이가 지난 전북전에 비해 조금은 저조했다는 것, 오른쪽 측면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 앞으로를 기대한다.

 

 

 

 

2011 R리그에서의 정성민. 콧수염은 그대로지만 머리는 그때보다 많이 이~뻐~졌다.

저돌적인 플레이, 측면 돌파, 골 결정력까지. 오늘 그는 분명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이유 5.  '잔뜩 굶긴 황소' 정성민, 빛을 보다. 

 

  작년 이맘때였다. 대전전 해트트릭을 비롯해 R리그에서 맹활약했던 정성민은 항상 R리그 취재 인터뷰이 1순위였다. 그는 10골을 넣고 R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K리그에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K리그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결국 13경기에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지난 동계 전훈에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다시 한 번 기대를 모았지만 전남전 선발 출장 외에는 교체 투입이 전부였고 깊은 인상을 주지도 못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 경남전에 선발 출장하더니 잔뜩 굶겨 놓았던 황소마냥 경기장을 휘젓기 시작했고 0-1로 아슬아슬하게 앞서나가던 후반 17분에는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까지 터뜨리며 포효했다.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화끈한 돌파까지 보여준 정성민, 앞으로 더욱더 빛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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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g_Euita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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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홍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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