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축구

[스크랩] '뷰티풀 K리그'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아쉬움들......

달림토미 2013. 4. 16. 05:51



http://blog.daum.net/xtrotsky/30




서형욱이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일부 축구팬들로부터 거센 항의와 비판을 받고 있는 줄 안다. 나로서는 그렇게까지 거센 비판이나 성토를 할 정도로 그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기에, 그냥 무덤덤하게 그런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대수롭잖게 넘겼다. 그러면서도 실제로는 그 트위터에 실린 글 때문에 이 책을 구입했기에 "큰 관심이 없"다는 말에 대해서 조금은 모순된 점을 찾아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나처럼 그 트위터를 보고서 '뷰티풀 K리그'를 구입한 사람도 있을 수가 있기에, 서형욱으로서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충분히 해 볼 수 있다. 이 책의 판매 부진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낸 글 때문에 일부 축구팬들로부터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그 때문에 한 권이라도 더 '팔아먹을' 수 있었다는 건 분명하니까 말이다.


서형욱이 보여 준 그동안의 여러 행적이나 그가 트위터에 올린 푸념, 그리고 이어지는 일부 축구팬들의 거센 반발과는 상관 없이 이 책을 구입한 뒤에 찬찬히 들여다보니 몇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런 아쉬운 점을 한번 이 글에 담아보고자 한다.

다시 말해서 이 글은 '뷰티풀 K리그'를 보고서 느낀 아쉬움, 이른바 '2013 K리그 오피셜 가이드북'이라는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아쉬운 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려고 적는 것이다.














우선 이 책의 외형적인 면만 본다면 제법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다. 표지도 깔끔하게 처리가 되어서 보기 좋았고, 무엇보다도 책 뒷부분에 표창원을 등장시킨 점이 참으로 돋보였다. 지난 대선 때 이른바 '국정원녀 사건' 때문에 엄청난 '유명세'를 탄 뒤로 지금까지 적잖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인물이 바로 표창원이기에('보수주의'를 자처하면서도 실제론 '보수주의'를 더럽히는 정치 세력들에게 올바른 '보수주의'가 어떤 것인지 몸소 행동으로 보여 주는 바로 그!), 그의 추천사를 집어넣어서 더욱 눈길을 끌게 만든 점도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그런데 이왕이면 수원 삼성의 팬이라는 데 자부심까지 갖고 있는 표창원을 단지 추천사에만 머물러 있게 하지 말고, 책 속에서 당당한 주인공의 한 명으로 다루었다면 축구팬들뿐만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었을 거라는 점에서 무척 아쉽기만 하다. 표창원이라는 '유명 인사'의 입을 통해서 국내 축구에 기울이는 그의 뜨거운 관심과 애정을 널리 알릴 수만 있다면 K리그(클래식과 챌린지)에 대한 홍보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이렇듯 꽤 기대를 하게 만드는 외형에 이끌려 펼쳐든 그 속을 들여다보면........ 




K리그(클래식과 챌린지를 모두 포함한 용어!)의 역사를 정리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걸 마치 단신 기사처럼 짧게 처리하고 넘긴 게 무척 아쉬웠다. 몇 줄의 짧은 글 모음만으로 뭉뚱그릴 수 있을 정도로 이 나라 프로축구 역사가 보잘것없지는 않은 만큼, 앞으로는 좀 더 풍성한 이야기를 가지고 K리그 역사를 되짚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코칭 스태프를 전면에 내세워서 팀을 소개하는 것도 보기 좋았고, 감독의 전신 사진을 부각시킨 것도 나름대로 신선해 보였다. 그런데 감독에게 던지는 질문이 왜 이렇게 상투적인 내용들뿐인지 모르겠다. 딱히 질문할 게 없는 것도 아닐 텐데, 기껏 한다는 소리가 "올 시즌 희망 성적"이나 "올 시즌 몇 승을 목표로 하고 있나" 같은 뻔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을 뿐이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겨우 이런 인터뷰를 '읽을거리'라고 축구팬 앞에 내놓는 게 말이나 되는지 되묻고 싶다!










이에 비해서 이 인터뷰는 꽤 눈길을 끌 만한 내용이 엿보인다. 이동국과 더불어 국내 최고 골잡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데얀에게 그에 관한 질문을 던졌으니, 축구팬으로선 당연히 그 대답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답변이 아주 간략하고, 조금은 교과서적인 색채가 배어 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선수에게 충분히 자극을 줄 수 있는 질문을 한다면 그걸 보는 팬들도 무척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바로 이 점을 꼭 좀 명심했으면 좋겠다. 










이 인터뷰를 지금 시점에서 보고 있노라니 "세레머니"(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올바른 표현은 '세러모니'다.)를 언급한 저 대목이 무척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동국의 경우에는 우라와와 치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뒤에 펼친 이른바 '산책 세러모니'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널리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 인터뷰에 따르면 그것 역시 사전에 준비된 건 아닌 모양이었다.

여기서도 계속해서 아쉬운 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데얀과의 라이벌 의식을 좀 더 강하게 부채질할 수 있는 '도발적인 질문'이나, '국내용'이니 '아시아용'이니 하는 국가대표 냄비들의 모욕적인 표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식의 자극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도 한번쯤 시도해 볼 만했지 싶은데, 여전히 지나칠 정도로 무미건조한 질문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보니 대답하는 선수 역시 그런 분위기에 휩쓸리기라도 한 듯이 상투적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답만 이어나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그 어떤 선수들보다 '사연 많은 남자'인 이동국을 놓고서 겨우 이런 수준의 질문밖에 하지 못하냐!












이 책이 축구팬들에게 두고두고 유용하게 쓰인다면 그건 바로 선수들 정보를 모아놓은 이 대목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걸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마치 몇 가지 간략한 '인적 사항'만 대충 모아놓은 듯한 부실함 때문에 정보로서의 기능도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여러 팀을 거쳐 다닌 선수의 경우에는 그가 거쳐간 팀들을 일일이 다 표기를 했더라면 그 선수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듯한데, 달랑 이전 팀 하나만 표기를 하는 무성의함이 눈에 거슬린다. 이것이 만약 제한된 지면 문제나 다른 선수들과의 차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등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실행하기 어렵다면 '데얀'이나 '이동국'처럼 그 팀의 핵심 선수와 나눈 인터뷰 장면에서라도 그 선수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곁들여졌어야 했다는 지적만은 꼭 하고 싶다. 

그리고 K리그 통산 기록만 덩그러니 있으니 지난 시즌 출전 횟수나 성적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가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하고자 한다. 또한 '증명 사진'을 연상케 하는 이 사진들만을 가지고서는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는 선수들의 '실물'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날 수도 있을 테니, 경기 모습이나 훈련 장면을 다룬 사진을 여러 장 수록해서 이런 차이를 조금이라도 줄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나만 덧붙인다면 이석현이나 황의조, 박용지, 한승엽 등 각 팀에서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 중 주목할 만한 '무서운 신예'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도 마련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더욱 풍성한 읽을거리가 되었을 법하건만, 그런 쪽으로는 미처 생각을 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어서 안타깝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바로 위에 나온 'MY CLASS XI'에 있다. 일종의 '올 타임 베스트 11'라고 할 수 있는 이 대목은 각 팀의 과거와 현재까지 찬찬히 되짚어볼 수 있게 해 주면서, 지난 시절에 대한 짙은 향수까지 느끼게 해 줄 정도로 나의 눈길을 오랫동안 사로잡았다. 이걸 보고 있노라니 '그땐 그랬지' 하는 식으로 지난 추억이 다시 떠올려지기도 했고, "어, 이런 선수가 있었어?" 하는 궁금증도 생기는 등 제법 많은 시간 동안 이 페이지에 눈길이 머물게 되었다. 

이 명단을 작성한 당사자가 바로 거기에 자기 이름을 올리면서 내놓는 변명(!)도 무척 재밌다. 이 점도 아주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멋지다!!

앞으로도 이렇게 시선을 오랫동안 머물게 만드는 신선한 읽을거리를 계속해서 발굴했으면 좋겠다. 


다만 한 가지 아쉽다면 이 명단에 들어가 있는 선수들의 근황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이 명단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지금 이 선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될 건 뻔한 이치겠건만 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으니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내년에 이와 유사한 책을 다시 발간할 때는 이 점도 반드시 고려해 주기를 바란다!









'MY CLASS XI'과 함께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장점 중 하나는 심판진에 대한 정보에 있다. 국내 축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정보를 일일이 찾아다닐 정도로 부지런한 축구팬이 아닌 이상 K리그 무대에서 활약하는 심판진에 대해서 자세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국내 프로축구를 즐겨 보게 되면 선수들 못지 않게 낯이 익게 마련인 게 바로 주심과 부심인데도, 그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해서 답답했던 경험을 누구라도 한두 번쯤은 해 봤지 싶다. 이제 이 책 하나만 있어도 그 같은 답답함은 말끔히 씻을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여기서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찾을 수가 있다. K리그에서 주심과 부심으로 뛴 통산 기록을 실은 것까지는 무척 좋은데, 이왕이면 지난 시즌 출전 횟수도 함께 수록하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그랬다면 지난 시즌 K리그 무대에서 뛴 주심이 누구 누구인지, 그 주심의 지난 시즌 활약상이 어떠했던가 하는 점도 떠올려볼 수도 있을 테니, 축구팬들에게는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이 업그레이드 되는 내년에는 반드시 그 점도 고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특정 지역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 팀이 그 지역에 더욱 뿌리를 깊게 내리려면 해당 지역의 경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프로축구 팀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된다면 지역민들의 관심과 애정이 자연스럽게 모아지리라는 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지역에서 원정을 오게 되는 축구팬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그 지역만의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건데, 이 책을 통해서는 그러한 정보를 제대로 접할 수가 없다는 게 아쉽다.

축구팬들이 모인 인터넷 공간을 '산책'하다 보면 원정을 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특정 지역의 '맛집'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고 하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가 있다. 이런 축구팬들에게 이 책만 갖고 있으면 그런 정보를 굳이 인터넷을 통해서 찾지 않아도 된다는 확신을 심어주기에는 이 한 페이지짜리 정보는 그 내용이 부실해도 너무 부실해 보인다!

특정 지역에 널려 있는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실은 '별책 부록'을 따로 내는 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이 책에서는 '헤르메스'나 '처용전사'와 같은 열혈 서포터즈가 겨우 반쪽짜리 대접밖에 받지 못할 정도로 그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으니, 눈에 거슬려도 심하게 거슬린다.






이에 반해서.........




"K리그가 사랑한 여.인 태연"이라......

뭐, 그런 거까지는 좋다고 치자. 그런데 이 부실하기 짝이 없는 인터뷰는 뭐란 말이냐! 과연 '태연'이 K리그에 손톱만한 관심이라도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한심한 질문과 한심한 답변들로 채워져 있는 꼬락서니란!!!!


'태연'을 놓고서 무성의한 내용으로 얼렁뚱땅 두 페이지를 채우느니, 차라리 위에 언급을 한 '헤르메스'나 '처용전사'처럼 열정적인 서포터즈에게 더 초점을 맞추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아무리 봐도 내 눈에는 "K리그가 사랑한 여.인 태연"보다는 대구FC의 '예그리나'가 더 이쁘기만 한데, 다음에는 그들을 이 자리에서 볼 수 없을까?











김민지나 윤태진이라는 괜찮은 '자원'을 가지고서 그저 '페이지 채우기' 정도로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무척 아쉽다. 이 두 미녀 아나운서를 제대로 '써먹을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그리도 어려운 일이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이 책은 과연 장점은 별로 없고, 오로지 단점뿐일 정도로 문제가 많은 것일까? 이 글을 보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이 책의 장점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지 않은 채 오로지 단점만 강하게 부각을 시키다 보니 자칫 축구팬들로 하여금 이 책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잃게 만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축구팬이기에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큰 기대감을 이 책이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적는 것일 뿐이지, 이 책의 가치마저 낮게 평가하려는 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책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발행이 되어야만 할 것이기에, 어설픈 칭찬을 하는 대신 '따끔한 매'를 드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굳이 이 책이 가진 장점에 대해서 길게 다루지는 않았다. 이 책에 담겨져 있는 정보를 활용해서 경기를 보게 된다면 축구팬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는 이야기는 구태여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글 때문에 이 책의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쓸데없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꼭 해 주고 싶다...............






이상, '축구 전문 기자들이 직접 작성한 2013 K리그 오피셜 가이드북'인 '2013 뷰티풀 K리그'을 보고 느낀 아쉬움에 대해서 늘어놓은 이야기였습니다..........

출처 : K리그 토론방
글쓴이 : 로로로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