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지난달에 나온 인터뷰 입니다. 넥센 브랜든 나이트, 부산 KT 제스퍼 존슨(누군지 하나도 모르겠음 ㅠㅠ)
인터뷰도 있는데 자르고 데니스 인터뷰만. 한국어가 되서인지 다른 선수들보다 답변량이 확실히 기네요.
늦긴 했지만 공유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ㅎㅎ
먼저 자기소개부터. 언제부터, 몇년간 한국 프로 리그의 어떤 팀에서 뛰었나?
데니스(강원 FC 미드필더) 1996년 수원 창단 멤버로 합류해 2002년까지 있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진 성남에서 뛰었고, 다시 수원으로 이적했다.
2008년 러시아로 돌아가 FC 시비르와 톰 톰스크에 머무르다가 올해 7월 K리그 강원 FC로 돌아왔다.
어떻게 한국에서 뛰게 되었나?
데니스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난 겨우 열여덟 살이었다.
도전정신으로 불타던 나이. 새로운 무대에서 내꿈을 실현시키고 싶었다.
당시엔 러시아 리그가 지금처럼 발전된 상태가 아니었다.
대부분의 실력 있는 러시아 선수들이 외국 무대로 진출했다.
수원이 내 재능을 높이 평가했고, 실력에 걸맞은 대우를 해주겠다고 했다.
나를 인정해주는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국에 왔다.
한국 리그가 예상했던 것과 가장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
데니스 내가 처음 왔을 때, K리그는 파워가 넘쳤다. 태클도 강하고 움직임은 투박한 힘의 축구를 구사했다.
그러나 나역시 한국 선수들 대비 신체 조건이 뒤지지 않았고, 스피드나 드리블, 킥 같은 개인 기술은
더 뛰어났다고 자부한다. 덕분에 K리그에서 오래 뛸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의 입지는 안정적이지 않아. 최고의 성과를 기대하니까. 가장 불안한 순간은 언제인가?
데니스 난 사실 크게 불안한 순간은 없었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을 때 불안감을 느낀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하고, 동료들과 호흡이 안 맞고, 코칭스태프에게 신임을 잃어갈 때.
한국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외국인 선수는 구단마다 정해진 쿼터가 있기 때문에 한국선수와 달리 다음해를 기약할 수 없다.
그렇다면 몇 년씩 뛸 정도로 한국 리그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확신한 순간은 언제인가?
데니스 내가 K리그에 잘 적응한 가장 큰 이유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얘기했듯 외국인 선수로서
크게 불안한 순간이 없었단 이유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한국에 왔는데, 당시 수원의 김호 감독님은 내가 컨디션이
나빠 평소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때도 늘 "데니스 괜찮아!"라며 날 다독여주셨다.
지금 강원 FC의 김학범 감독님도 항상 날 지지해주신다.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선 실력 못지않게 지도자와의 궁합이 중요하다.
난 한국에서 좋은 지도자들을 만났고, 그럴 때마다 한국에 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외국에선 뛰어난 활약을 펼쳐도, 한국 리그에서 실패하는 외국인 선수도 많다. 실제로 '한국형 용병'이 존재하는 걸까?
데니스 존재한다. 혼자 팀을 승리로 이끄는 건 축구 천재가 아닌 이상 힘들다. 맞춰가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축구는 특히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중요한데, 동료들을 활용하는 것 못지않게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인 모습도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장에서 고립될 수 밖에 없다. 난 선수들에게 동료로 인정받기 위해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서툴지만 먼저 다가가 대화했다. 덕분에 한국 친구도 많아졌고, 그렇게 쌓인 돈독한 관계가 경기로까지 이어졌다.
한국 프로 스포츠 리그에선 아무리 잘해도 외국인 선수에게 MVP를 비롯한 개인상을 쉽사리 주지 않는다.
심지어 외국인 선수를 위한 상을 따로 두기도 한다. 차별이라는 생각은 안 드나?
데니스 글쎄, 상은 가장 잘한 선수에게 줘야 하고, 최고의 선수를 공정히 뽑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기자단 투표인 걸로 알고 있다.
K리그 축구 기자들이 한국 선수만 상을 받게 하기 위해 몰표를 주진 않는다. 기자들도 프로이고, 프로는 냉정하다. 냉철하게 뽑는 거니까 차별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당신은 베테랑이다. 해외 프로리그에서도 뛴 경력이 있다. 역사가 짧은 한국 프로 리그의 시스템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다른나라와 비교하면 어떤가?
데니스 K리그는 매년 진화하고 있다. 올해 리그 성적에 따라 내년부턴 승강제를 실시한다. 선수로서 흥미로운 일이다.
관중 집계도 허수가 나오지 않도록 정확히 집계하기 시작했다고 들었다. 심판들의 수준도 높아졌다.
현재 한국 프로 리그에 뛰고 있는 선수 중 해외 최상위급 리그에서도 통할 만한 선수는 누가 있나?
데니스 지금은 수원 삼성의 8번 이상호. 무척 영리하고, 중앙에서 찔러주는 패스의 수준이 굉장히 높다.
아쉬운건 우리 팀 강원 FC의 캡틴 김은중. 문전에서 침착하고, 결정력이 뛰어난데다 공간을 활용하는 감각도 좋다.
왜 이 선수가 진즉에 유럽에 진출하지 않았는지 내가 다 안타깝다.
한국의 스포츠 팀, 운동선수들은 해외에서 특히 '정신력이 강하다'는 표현으로 소개되곤 한다. 정신적인 부분이 확실히 다른가?
데니스 확실히 강하다. 그런데 너무 강하면 부러지기 쉽다. 선수들이 어느 정도는 유연해졌으면 좋겠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나 강해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전반전을 뒤진 채 라커룸에 들어가면 분위기가 심각하다. 아직 후반전이 있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 선수들이 즐기면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한국의 축구 열기는 독특하다. 프로리그엔 심드렁하지만 국가대표엔 열광한다.
프로축구의 인기를 올리기 위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일은 뭘까?
데니스 한국 프로 축구의 수준은 10년전과 완전히 다르다. 선수들끼리 하는 말이지만, 패스도 예쁘고 선수들의 축구 센스, 팀별 조직력도 뛰어나다. 문제는 어떻게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게 만드느냐는 것이다. 일단 한 번 와서 보면 뛰어난 경기 수준에 놀랄 것이고, 자연스레 팬이 될텐데 말이다. 지금 K리그에 필요한 건 스토리다. 수원과 서울의 라이벌전에 관중이 몰리는 이유도 스토릐가 있기 때문이다.
금세 잊히나 싶지만, 그래도 꾸준히 기억하고 사랑받는 외국인 선수들이 분명 존재한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었으면 하나?
데니스 난 사실 2003년 귀화 시험에 합격한 엄연한 한국인이다. 러시아로 돌아갔을 때도 한국 국적을 유지했고, 내 모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뛰었다. 한국과 K리그를 사랑했고, 팀에 충성을 바치던 푸른 눈의 한국 선수로 기억해주길.
시즌이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간다. 동료 선수들이 한국 프로 리그에 대해 물었을 때, 꼭 하는 얘기가 있나?
데니스 강남의 밤은 낮처럼 빛나! 나머지는 알아서 생각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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